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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트) 네가 만든것

2018.10.13 07:06

Nihil_Yea 조회 수:87

식실장출신 미도리는 철웅이 자기를 사서 데려간 이후 사육실장 못지 않게 행복함을 느끼고 있었다.

처음 철웅네 집에 왔을 땐 언제 잡아먹힐까 조마조마했지만 철웅이 영양만점인 푸드를 넉넉히 주자 걱정은 싹 사라졌다. 곧 잡아먹을 식실장에게는 절대 밥을 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비록 주인 철웅은 자기와 별 교감도 안하고, 그다지 친절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밥은 꼬박꼬박 주고, 잠자리나 옷만 갈아줄 뿐 아니라 운치통까지 매일 비워주는 것으로보아 철웅이 자기를 사육으로 생각한다는것은 확실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미도리가 철웅에게 사육으로 인정 받았음을 느낀 것은, 미도리가 베란다에 있는 꽃으로 임신을 했을 때 철웅이 구박은 커녕 임신참피용 영양듬뿍 사료 및 자들을 낳을 수 있도록 작은 접시에 물까지 담아서 갖다 준 순간이었다.

이후 미도리는 자들을 몇번 낳았고, 자들이 조금 큰 후에는 모두 사라져버리곤 했지만 미도리는 별 걱정을 하지 않았다. 자기를 이렇게 살뜰히 보살피는 철웅이라면 옆집 아저씨가 고양이 새끼 분양하듯 자기 자들 또한 좋은 곳으로 보냈으리라.

그러던 중, 미도리는 자기를 잘 보살펴주는 철웅에게 뭔가 보답을 하고 싶어졌다. 우연히 철웅이 미식가라는 것을 알게되자, 미도리는 이것 저것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요리를 만들어 보았다. 하지만 철웅의 입맛에 맞지 않았는지, 미도리의 요리는 번번히 그대로 쓰레기통에 들어가기 일쑤였다. 어느날, 미도리는 조금 불만스럽게 철웅에게 항의했다.

"와타치 나름 열심히 만들었는데 왜 버리는데스?"

"그게 무슨소리야?"

"내가 만든거 맛없는데스?"

"아니? 네가 만든거 최고로 맛있어. 그래서 널 데려온건데?"

철웅은 황당하다는 듯한 얼굴로 대답했다.

"매번 안먹고 버렸잖은데스!"

"아닌데? 매번 맛있게 먹고 있는데?"

"거짓말 마는데스! 내가 만든거 먹는 모습 보여준 적 한번도 없는데스!"

그러자 철웅은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야, 아무리 네가 식실장이라도 그렇지. 어떻게 친 앞에서 자들 먹는걸 보여주냐?"

"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