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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트) 초록이 왔니~

2018.11.05 09:15

Nihil_Yea 조회 수:62

들실장 한마리가 기웃거리면서 두루마리 공원 근처 원룸촌으로 숨어들었다. 여기에는 혼자 사는 여대생들이 많다는 곳으로, 일단 잠입에만 성공하면 운치를 던지겠다는 위협만으로도 여자닌겐으로부터 우마우마를 잔뜩 얻을 수 있다는 소문이 돌던터였다. 
하지만 모든 집의 현관은 굳게 닫혀있고, 우편물 투입구조차 테이프로 봉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 들실장이 실망하고 돌아가려는 순간, 행운의 여신이 나타났다. 어느 여자닌겐이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가면서 문을 닫는 것을 깜빡한 것이다. 기회를 포착한 들실장은 바로 뒤따라가 문틈을 벌려 몸을 밀어넣었다.
그순간 끼이익 소리가 크게 났다. 닌겐에게 들키겠다 생각이 들자 잠시 주춤했던 들실장은 바로 행복회로를 돌렸다. 
'상관없는데스. 어차피 운치로 저 닌겐을 협박하여 우마우마를 뜯어내는게 목표였던데스. 행여나 투분을 무서워하지 않는 닌겐이라면 이 열린 문으로 바로 도망가면 되는데스.'
하지만 안에서 들린 인간의 목소리는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 초록이 왔니~?

"에? 에에... 맞는데스. 와타치 초록이인데스. 지금 온데스."

초록이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일단 초록이인 척 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 실장이었다.

- 잘 놀다 왔어? 그럼 어서 밥먹자.

여자 닌겐은 방에서 나오더니 들실장을 보곤 코를 감싸쥐더니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 아유 냄새~. 너 도대체 어디서 놀다 왔길래 그모양이야? 옷도 잔뜩 더럽히고. 안되겠다. 옷 빨아아겠다. 너도 목욕 먼저 하고 밥먹자. 여기에 더운물 담아줄께.

닌겐이 더운물을 담아놓은 통에 들어간 실장은 생전 처음 아와아와한 목욕을 하자 상황이 이해되면서 밀려오는 행복감에 어쩔줄 몰랐다.

'이 닌겐은 나를 자기 사육실장 초록이로 착각하고 있는데스. 럭키데스. 이제 와타치 사육실장 되는데스. 진짜 초록이가 와도 몰래 처치해버리면 그만인데스.'

그 때 닌겐이 자기 옆에 오더니 핸드폰으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 응. 철웅이니? 네가 학대파라서. 부탁할게 있어 전화했어. 지금 우리집에 들분충 하나가 들어왔는데 처분해줄래? 응. 깊은 물통에 가둬놔서 괜찮아.

뭐가 잘못됐다 생각이 든 들실장은 닌겐에게 소리쳤다.

"와타치. 들실장 아닌데스! 초록이 맞는데스!"

그러자 그 여자닌겐은 배시시 웃으면서 대답했다.

- 그래~ 누가 아니래? 그런데 이걸 어쩌나? 나는 초록이라는 실장을 기른적이 없는데?